경제

고물가 시대의 생존법, '짠테크' 소비 영토 넓힌다

2026년 7월 31일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극도로 줄이고 포인트를 쌓는 실속형 소비문화가 전 세대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직장인 이모 씨(32)는 최근 점심 식사 후 커피 전문점 대신 편의점으로 향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출석 체크를 하고 모은 포인트로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다. 이 씨는 '예전에는 몇십 원 단위의 포인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물가가 무섭게 오를 때는 이마저도 가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주변 동료들도 대부분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 오거나 앱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불필요한 지출을 극도로 줄이는 이른바 '짠테크'와 '실속 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견고한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 젊은 층 중심의 이색 도전으로 여겨졌던 '무지출 챌린지'는 이제 전 연령대로 확산되며 유통업계와 금융업계의 지형도까지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재테크인 '앱테크(App-Tech)'의 대중화다. 걷기만 해도 포인트가 쌓이는 만보기 앱부터 설문조사 참여, 출석 체크, 퀴즈 풀기 등 다양한 형태의 리워드 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주요 리워드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대비 평균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 이후 소득이 감소한 5060 장년층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고정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절박함과 기업들의 마케팅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유통업계의 매출 판도 역시 뒤흔들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신 가성비를 극대화한 다이소나 편의점의 매출 성장세가 돋보인다. 편의점 업계는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마감 할인 서비스를 도입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 가성비 높은 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늘었다'라며 '지출을 줄이려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편의점을 주식 해결 공간으로 삼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또한 이러한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소액이라도 매일 꾸준히 저축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잔돈 적금'이나 '짠테크 전용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전월 실적 조건 없이 무제한으로 할인을 제공하거나, 생활 밀착형 업종에서 캐시백 혜택을 극대화한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행태가 단기적 침체 대응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소비를 억제하는 것을 넘어 재미와 성취감을 공유하는 문화적 현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합리적인 생존 방식을 구축해 나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고물가 장기화라는 경제적 위기 상황이 소비자들의 경제적 면역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고도화된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